프로게임단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는 연습은 생각보다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게 '스크림'이라고 부르는 연습 경기입니다. 말 그대로 프로팀들끼리 자체적으로 스케줄을 정해서 연습 경기를 하는 건데요. 당연히 연습 경기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대회에서 사용할 전략을 준비하고, 상대 팀의 전력과 우리 팀의 전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됩니다. 그래서 암묵적으로 상호 간 비밀 유지를 기반으로 서로 연습을 하게 되죠.
제발 유출만은.. 스스로 깎아먹는 일
문제는 이 영상이 유출될 때 발생합니다. 누군가의 실수로 스크림 영상이 유출된다면, 우리 팀이 당장 경기에 사용할 전략이 노출되어버리는 건 둘째치더라도, 상대 팀이 힘들게 준비한 전략까지 노출되어버립니다. 상대 팀에게 상당히 큰 피해를 주는 거죠. 상대 팀의 다음 상대에게 사전 정보를 제공해서 대응할 준비 시간을 준겁니다. 진짜 극심한 피해예요.
사실 더 큰 문제는 우리 팀의 신뢰도가 확 깎인다는데 있습니다. 당장의 실력이 좋든 나쁘든 상대 팀들이 스크림 상대로 기피할 가능성도 생길거고,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못한다는 팀 이미지가 생깁니다. 게다가 단 1번의 유출도 엄청 심각한 문제인데, 만약 이게 수차례 반복된다면 팀 내부 문제가 심각한 겁니다. 시스템 없이 주먹구구로 돌아가거나, 자질 없는 사람을 담당자로 앉혀놨거나, 아니면 이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그래도 이런 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겁니다.
자체 내전으로 연습하는 경우도
이런 스크림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일부 LoL팀들은 10명으로 팀을 꾸린 이후에 자체 청백전 느낌으로 연습을 하기도 했는데, 10명이 전부 주전급이 아닌 이상 다른 잘하는 팀과 연습하는 것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연습의 질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실력이 좋은 팀, 신뢰 있는 팀과의 연습이 중요한 거고요. 물론 실력은 좋은데, 기본도 못하는 팀이 있다면 조금 답답하긴 하겠네요. 연습을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개인적으로 팀생활 당시에 스크림 유출을 당해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건 실수를 하는 게, 실수를 안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부분이라서 어떤 핑계를 대든 납득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제발, 기본은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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