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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불친절한 롤챔스(LCK)

롤챔스를 보는 팬의 입장에서 대회를 가장 재밌게 느끼는 포인트는 어떤건가요?

 

나의 최애 선수들의 활약일 수도 있고, 응원하는 팀의 밴픽이나 운영 전략일 수도 있고, 스토리가 있는 매치업일 수도(이번 시즌 기준으로 DRX와 그리핀의 경기 같은), 맛깔나는 중계진의 멘트일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개개인마다 흥미로움을 느끼는 포인트가 있을텐데요. 뭐든지 다 좋습니다만, 사실 이건 팀들 자체의 매력이나 팀들의 역사에서 오는 스토리, 중계진 개개인의 매력에 의존하는 것이지 롤챔스 대회 자체에서 오는 재미는 아니죠. 무슨 말이냐면, 롤챔스 대회는 볼만한게 '경기' 말고는 딱히 뭐 없다는 얘기입니다.


경기 전 정보 제공은 프로배구 중계처럼 '사전 감독 인터뷰'도 괜찮은 방법

지금의 롤챔스 방송 구성은 '오프닝영상~팀사진 몇 장~매치업설명~팀입장~경기~분석데스크~승리 인터뷰~마무리'로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구조에서는 경기 정보 외의 다른 정보는 중계진이나 분석데스크의 멘트 이 외에는 알 수 없다는거죠. 중계 도중 흔히 듣는 "경기 시작 전에 코치, 선수들과 얘기를 해봤는데요~" 혹은 "저번 경기 후에 감코진과 얘기를 해보니.." 와 같은 멘트들에서만 다른 정보들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위치상 상당 수의 내용은 오픈할 수도 없죠. 

 

그래서 정보가 더 필요합니다. 그 방법은 예를 들어 현재 프로배구 중계처럼 경기 시작 전에 양 팀 감독님들의 짧은 인터뷰를 내보내는거죠. 내용은 팬들이 정말 궁금해할만한 것들인 선발 로스터는 어떤 선수들이고, 왜 이렇게 기용을 했는지, 후보 선수 중 어떤 선수는 기용할 수 있는지, 오늘 팀 컨디션은 어떤지, 상대 팀에 맞게 무슨 전략을 준비했는지, 최근 연습 스크림 결과는 어땠는지, 요즘 메타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등과 같이 그 날 경기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내용들을 찍고 경기 바로 전에 내보내는겁니다. 물론 세세하게 전부 말씀하시는 감독님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팀의 감독이 직접 말씀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양질의 정보를 다룰 수 있겠죠.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 정보들은 경기 바로 전에 알아야한다는겁니다. 지금처럼 경기 후 인터뷰가 아닌 경기 전 인터뷰로요. 그래야 팬들이 서로 논쟁할 거리가 많아지고, 경기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얘기할 떡밥이 많아진다는건, 롤챔스 대회 자체도 물론이고, 각 경기마다 흥미가 생기고, 그 흥미가 오래 지속된다는 얘기겠죠. 리그 운영진이나 구단 입장에서야 약간 더 힘들어질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보들을 사전에 제공하는 작업은 '팬들이 즐겁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현재의 말장난 같은 매치업 설명도 나쁘지 않고, 경기마다 포인트를 짚어주는 분석데스크도 좋지만, 경기 외의 다른 정보들은 기사나 각 구단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는 건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시즌 시작 전에 특집 프로그램도 찍고, 이번 주부터 SNL이라는 프로그램도 한다지만, 아직은 대회에 이것저것 붙일 여지가 있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