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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아무도 보지 않는 컨텐츠는 의미가 있을까?

 

"시청률이 몇 년간 꾸준히 잘 나오지 않는 배틀그라운드 프로 대회는 컨텐츠 측면에서 봤을 때 유의미한가?"

 

얼마 전 귀중한 모임에서 들은 얘기 중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프로 대회는 뷰어쉽이 안 나오니까 개최하는 의미가 없다. 없어져야한다. 를 얘기하고자 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 '어떤 컨텐츠든 그것을 봐주는 팬들이 없다면 그 컨텐츠는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한 게임 개발사에서 A게임을 출시했다고 가정합니다. A게임은 점점 입소문이 나서 해외에서는 대박이 났는데, 국내에서는 온도가 미지근합니다. 그리고 해외 쪽은 A게임을 플레이하는 스트리머들도 많고 유저들도 많은데 비해, 국내 쪽은 스트리머들도 별로 없고, 유저들은 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개발사 측에선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에서의 붐업을 위해 e스포츠 대회에 대한 강한 열정을 비치며 국내 프로팀들을 모아서 프로 대회를 개최합니다.

 

만약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프로 대회' 컨텐츠는 흥행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흥행이 어려울 겁니다. 국내에서는 게임 자체가 인기가 없으니 뷰어십이 잘 나올 수가 없겠죠. 그렇다면 이 대회는 컨텐츠로써의 가치가 있을까요? 사람들이 찾지 않고, 보지 않는 컨텐츠니까 가치가 크지 않겠죠. 그저 회사 소개 PPT에 들어갈 '레퍼런스 1번' 정도의 의미일 겁니다. 

 

그렇다면 같은 상황에서 스트리머들의 개인 방송은 컨텐츠로써의 가치가 있을까요? 극단적으로 보자면 해외 스트리머 방송은 가치가 있고, 국내 스트리머 방송은 없다고 할 수 있겠죠. 위의 대회와 마찬가지로 팬들이 찾고, 안 찾고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결국 e스포츠 컨텐츠가 상품화되고 가치를 가지려면, 단순히 기존에 해왔던 대로 룰 정하고 대진표 짜고 장소 빌려서 대회여는게 아니라, 그냥 대충 방송 켜서 게임하거나 장난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팬들이 보고 싶어하고 원하는게 뭘까?'를 발상의 시작점으로 잡고, 최종적으로 팬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드는게 유의미한 컨텐츠를 뽑아내는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이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