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님의 모든 게 그리워요"
얼마 전 안부인사로 받은 메시지 중에 가장 고마운 메시지였습니다. 이 선수는 인지도도 있고 옮겨간 팀도 좋은 곳이지만, 하고 있는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비인기 종목이기에, 불안한 마음도 함께 전해왔습니다. 제가 데리고 있었던 선수, 코치, 감독 모두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데요. 다른 것도 아니고 이렇게 '종목의 인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항상 많이 안타깝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하면 최근 몇 년간은 롤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인기도 엄청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소위 말하는 넘사벽 수준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사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보면 다른 종목들도 되게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스포츠 하면 야구, 농구, 축구, 배구 등등 다양하게 있는 것처럼요. 당연히 그 종목을 하는 프로게이머들도 많이 있죠.
다른 스포츠의 비인기종목을 업으로 삼는 선수들도 힘들겠지만, e스포츠의 비인기 종목을 하는 선수들 또한 늘 불안합니다. 왜냐하면 한 순간에 대회가 없어질 수도 있고, 더 나가면 종목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게임 개발사인 블리자드가 히오스(Heroes of the Storm)이라는 게임의 대회를 한순간에 폐지한 건 유명한 일화이고, 종목 자체가 없어진 사례는 워낙 다양합니다. 그러니까, 축구 대회에 출전하려고 매일 죽어라 축구 연습하고 있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대회가 폐지됐거나 축구라는 스포츠가 없어진 꼴인 거죠.
더군다나 e스포츠의 비인기 종목을 주로 운영하는 팀의 경우 재정 상황이 건전하지 못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서, 대회 규모 축소와 같은 이슈가 생기면 휘청휘청거립니다. 게다가 조금 더 상황이 안 좋아지면 팀이 없어지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니까 어느 부분 하나 확실하지 않으니, 비인기종목을 업으로 삼는 선수들은 여러모로 불안한 거죠.
어찌 됐든 이런 상황을 단번에 바꿀 묘책은 없다는 걸 다들 압니다. 그러니 선수는 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 종목에 종사하고 있는 다른 이들의 고민과 노력이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이 맺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에게 해줬던 한마디.
"존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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